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달 30일 처음 0명을 기록한 데 이어 어제도 1명에 그쳤다. 31번 환자가 나온 지난 2월 18일 이후 72일 만에 지역감염 신규 확진자가 ‘0’에 수렴하고 있는 것이다. 그제 4명, 어제 8명이 발생한 해외 유입 환자를 계속 통제하고 집단감염만 조심하면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한다.
코로나와 관련한 좋은 뉴스도 부쩍 늘었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한다. 확진자 증가세 둔화로 프랑스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선 봉쇄조치를 완화할 움직임이고, 미국 조지아·텍사스주 등도 경제활동 재개 계획을 밝혔다. 우리 정부도 오는 11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초·중·고생의 등교수업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방심해서는 안 된다. 2900만 명이 참여한 4·15 총선 이후에도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졌고, 이른바 보상소비 폭증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 황금연휴에 서울 도심 유명 식당과 김포·제주공항의 검색대, 유명 관광지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 그런 걱정을 더하게 한다.
“감염병은 2차 확산 때 가장 위험하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관된 경고다. 코로나와 사투를 벌인 대구의 감염병 전문가가 “코로나가 재유행할 경우 특정지역이 뚫리는 게 아니라 국내 전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 말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정부는 방역모범국이란 찬사에 고무돼 자만하지 말고 방역 사각지대가 없는지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 온 국민이 힘들게 쌓아올린 ‘공든 탑’이 일순간의 방심으로 무너져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