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지도부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결정을 차기 원내대표 몫으로 넘기면서 통합당 지도부 공백이 길어질 조짐이다.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0일 입장문을 통해 "이제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면서 "앞으로 당의 진로는 새롭게 선출될 원내대표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권한대행은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다시 열어 정리를 하고 다음 지도부에 물려줘야 당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모였지만 전국위의장이 회의 소집이 곤란하다고 해 결국 여러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당헌·당규에 따라 의견을 취합하고 민주적으로 당의 갈등 극복을 위해 노력했지만, 저의 불민함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면서 "다수 의견이 취합되고 전국위까지 통과했던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키지 못한 데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 당 전국위의 다수 의견이 무시되고 목소리가 큰 일부에 휘둘리고 있는데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심 권한대행은 "당의 지도체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의 명령을 우리 당이 얼마나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를 개최하겠다"면서 "새 원내지도부 선출 후에는 더 이상의 구태를 반복하지 말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모든 이가 합심해 당을 살리는 일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통합당 차기 원내대표 선출은 내달 8일로 예정돼 있다. 이는 5월8일 이후에나 새 지도부 체제의 가닥이 잡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통합당 지도부 공백 상태는 적어도 이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