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불법행위를 동원한 철거사업을 벌여 '철거왕'으로 불린 이금열(51) 다원그룹 회장의 최측근이 지명수배 7년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붙잡힌 박 씨는 자금 전달책으로 알려져 재개발 로비 수사가 재개될 지 주목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지명수배 명단에 있던 폭력조직 '모래내파' 부두목 박모(50)씨를 붙잡아 서울중앙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는 이금열의 '오른팔'로 통하던 최측근이다.
경찰은 박 씨를 폭행 및 입찰방해 혐의로 송치했고, 2013년 서울 가재울4 재개발 사업에서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로 활동할 당시 대형건설사로부터 50억원을 챙긴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박씨가 7년 만에 체포되면서 당시 이씨가 정·관계 고위층에 로비한 혐의와 관련된 수사도 재개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금열 일당은 1990년대 폭력배를 앞세워 철거업계를 주름잡았고, 2000년대 들어선 건설업으로 사업을 키웠다.
하지만 이 씨는 2006년 1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직원들에게 지시해 회삿돈 884억원과 아파트 허위분양으로 대출받은 168억원 등 105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2014년 기소됐다. 45억원의 뇌물도 당시 김명수 서울시의장 등 정·관계 고위층에게 전달한 것이 적발됐다.
수원지검은 이 씨를 체포하고 정·관계 로비 리스트까지 압수했지만, 이금열이 입을 열지 않아 수사가 진전되진 못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징역 5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이번에 체포된 박 씨는 당시 이 씨의 금품 전달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수사를 재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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