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9일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은 수도권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이 40%까지 늘어난 것이 핵심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수시 비중이 줄어든 만큼 자율형사립고 학생, 재수생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 ‘통합형 수능’이 처음으로 치러지면서 이과계열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시와 정시 비중이 사실상 각각 절반이 되면서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학생들은 수시 전형과 정시 전형 중 어느 것 하나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수생·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이 수능에 강세를 보이므로 수능에 약한 일반고 학생들은 수시에 더 집중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2022학년도 수능부터 바뀐 교육과정이 적용되지만 현재 고3 이과 학생들은 미적·기하·확률과 통계를 필수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선택과목으로 배우는 고2 학생들과 경쟁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와 정시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2 학생은 보다 빠르게 입시전형을 결정해야 한다”며 “통합형 수능도 치러지는 만큼 자신이 원하는 대학·학과가 제시하는 선택과목을 빨리 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통합형 수능으로 인한 변수는 “기존 문·이과 구분이 이어져 큰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통합형 수능은 기본 공통과목은 문·이과가 같이 시험을 치고, 선택과목을 골라 수능을 치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공학·자연계열 학과에 선택과목 제한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연계열 수험생은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데 그 반대는 어렵다”면서 “수험생 사이 자연계열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2학년도부터는 약학대학들도 1학년 학부생을 모집한다. 이에 따라 상위권 자연계열 학생들에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에는 약대로 진학하려면 타 학과에서 2학년까지 마친 뒤, 다시 약대로 편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약대는 상위권 학과로 분류돼 치의예과 등 같은 상위권 학과에서의 경쟁 인원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소장은 “2022학년도에만 1578명의 약대 학부생을 뽑는데 상위권 공과대학은 지원자가 감소하거나 합격점수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치의예과, 한의예과, 수의예과 등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별 모집단위가 변경된 것도 수험생들이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2022학년도부터는 서울대가 ‘가’ 군에서 ‘나’ 군으로 모집군을 변경한다. 서울대의 이동에 따라 고려대와 연세대는 ‘가’ 군으로 이동했다. 이화여대도 일부 모집단위만 '가' 군에서 선발하고 대부분을 '나' 군에서 선발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