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제1저자 조국 딸, 연구원 견학 수준" 공동저자 첫 증언

입력 2020-04-29 14:54
수정 2020-04-29 15:03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 모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 논문의 공동저자가 법정에서 "조 씨가 기여한 것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해당 논문 공동저자가 증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 연구원 출신의 현 모 씨는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딸 조 씨의 스펙을 쌓아주기 위해 2007년 7~8월 조 씨의 한영외고 친구 아버지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에게 부탁해 딸을 2주간 단국대 의과학연구원에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논문의 저자로 등재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지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영어 논문에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현 씨는 해당 논문의 공동저자 중 한명으로 "논문과 관련한 실험은 전적으로 내가 했고 논문은 장 교수가 작성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조 씨가 검찰 조사에서 "내가 논문 관련 실험을 주도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조 씨가) 2주간 실험을 주도할 시간적 여유도 기술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조 씨는 연구원 일원이라기보다는 연구원을 견학하고 단순한 일을 따라 해보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증언했다.

현 씨는 또 "(조 씨가 추출한)실험 데이터는 논문에 쓰지 않았다"며 "추출 결과를 데이터로 작성하는 법은 조 씨에게 알려준 적도 없고 그 모든 과정은 자신이 수행했다"고 증언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