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급락장’에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규모가 3년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소강사태로 접어들면서 외국인의 ‘팔자’ 강도는 약해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인의 국내 상장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 보유 규모는 468조739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8월 말(467조601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 말 593조원이었던 외국인 주식 보유액은 올 1월 582조원, 2월 545조원으로 감소했다.
코로나 여파가 주식시장을 강타한 지난달에는 한 달 새 76조원 급감하며 500조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시장에서는 74조원, 코스닥시장에서는 1조8000억원 줄었다. ETF 등 기타 주식 보유액은 7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데다 주가까지 급락하며 보유 중인 주식 가치가 하락한 탓이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식 보유액을 기록한 것은 2018년 1월이다. 보유 금액은 658조7920억원에 달했다. 2017년 10월부터 ‘바이오 랠리’가 펼쳐지며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 주가가 급등했던 때다. 2018년 1월 말 외국인의 코스닥 주식 보유액은 44조2820억원까지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팔자 행진은 이달 들어 다소 소강 상태다. 3월 둘째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한 주 동안 5조원어치 넘게 순매도했다. 하지만 규모는 한 달 새 7000억원대로 줄었다. 지난 27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엿새 만에 순매수로 방향을 전환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앞서 유가증권시장에서 30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벌이다 이달 17일 반짝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어 20일부터 24일까지 5거래일은 다시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대형 금융주에 몰렸다. 외국인이 27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B금융으로 순매수 금액은 381억원에 달했다. 전경대 맥쿼리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주 유가가 급락하면서 외국인들이 각국에서 자금을 빼가는 상황이 있었지만 차츰 순매도세가 잦아드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