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디캠프·성장금융, '만기 13년' 벤처펀드 조성한 이유는

입력 2020-04-28 17:04
수정 2020-04-28 17:09
≪이 기사는 04월28일(16:4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한국성장금융)이 초기 기업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최장 만기 13년의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디캠프와 한국성장금융은 300억원 규모 '은행권 스타트업 동행펀드'를 조성한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성장금융의 모펀드인 성장사다리펀드가 200억원, 디캠프가 50억원 총 250억원을 출자한다. 위탁운용사는 한 곳을 선정한다. 50억원 이상만 민간 매칭이 이뤄지면 펀드가 결성될 수 있어 운용사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한국성장금융은 오는 29일 출자사업 공고 후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디캠프와 한국성장금융은 이번 펀드를 설계하면서 운용사가 단기적인 자금 회수의 압박 없이 유망한 초기 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를 위해 통상 평균 만기 7~8년으로 투자 기간 4년, 회수 기간 4년의 구조로 운영되는 벤처펀드와 달리 펀드의 만기를 최장 13년(12년+1년), 투자 기간을 8년으로 설정했다.

이 같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 펀드는 초기 스타트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주목적투자 외에 전체 펀드의 최대 40% 까지 가능한 비목적투자를 통해 회수한 재원으로 후속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운용사가 비교적 투자 회수 기간이 짧은 세컨더리(Secondary) 투자 등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펀드 결성 초기에 투자한 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에 나서 스타트업에 생애주기에 따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벤처펀드의 만기가 10년 이상이 대부분인 해외와 달리 국내 펀드의 평균 존속 기간은 6.6년에 불과하다"며 "만기가 짧다보니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를 못 받고 3~4년 안에 투자 회수가 가능한 4~5년차 중견 스타트업에 투자가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기를 13년까지 늘려서 운용사가 LP들에 대한 수익 분배 부담 없이 10년 후를 바라본 투자가 가능하도록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