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서울 반포주공1단지3주구(이하 반포3주구·조감도) 재건축 사업의 시공권 수주전에서 조합에 준공 후 분양을 제안했다. 뛰어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신용등급으로 대규모 사업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면서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일 서초구 반포동 반포3주구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에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안했다고 28일 밝혔다.
삼성물산이 조합 총회에서 결의하는 사업비 전체를 책임지고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후분양은 조합 분담금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분양 대금을 받아 조달할 수 있는 사업비를 자체 충당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낮으면 제1금융권에서 자금을 차입할 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이 필수적이고, 보증 한도도 낮아 추가 금융 조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AA+라는 건설업계 최고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사업비를 저금리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빠른 착공과 공사기간 단축을 통해 사업진행 기간을 경쟁사 대비 1년 이상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반포3주구의 경우 공사도급계약 체결 이후 관리처분인가까지 3개월 만에 진행하고, 공사도 34개월 이내에 마무리하겠다고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공사 선정 이후 물가 상승 등 각종 요인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후분양을 선택하더라도 조합원 환급금을 조기 지급하고, 조합원 부담금의 경우 입주할 때 납부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 1위의 역량과 래미안 20년 노하우를 담아 최상의 사업조건을 제안했다”며 “반포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109 일대의 반포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 동, 2091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반포3주구 조합은 지난해 12월 기존 시공사 선정을 취소한 뒤 새로운 시공사를 뽑는 절차를 밟는 중이다. 삼성물산은 대우건설과 시공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