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무풍지대 '대전' 오피스텔에도 9만명 몰렸다

입력 2020-04-28 10:32
수정 2020-04-28 10:34

대전광역시가 부동산 시장에서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오피스텔 청약에도 통장이 수만개 몰리고 있다.

28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도안'은 주거용 오피스텔 392실 모집에 8만7397건이 접수돼 평균 223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최고 경쟁률은 4군(전용 63㎡ 타입, 1실)에서 나왔다. 5993건이 신청해 5993대 1을 나타냈다.

이처럼 경쟁률이 높았던 이유는 규제에서 자유로워서다. 단지는 주거용 오피스텔인데다 비규제지역인 대전에 있다보니 부동산 규제가 거의 해당되지 않는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피할 수 있고, 전매제한이 없어 계약금 납부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청약에 통장도 필요없다. 때문에 대전은 물론 주변 지역에서도 청약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힐스테이트 도안은 대전 유성구 용계동 677-1, 2번지 일원에 전용면적 27~84㎡로 조성되는 392실의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전용 84㎡의 분양가는 4억원 중반대다. 실제 모델하우스에도 수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 대전 아파트값, 올들어 5.67% 상승

대전의 아파트값은 전국에서 세종시 다음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을 정도로 강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20일 기준 대전의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5.67%를 기록했다. 세종시(9.57%)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상승률(1.75%)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주에도 대전은 0.06% 상승했다. 동구(0.22%)는 혁신도시 개발 기대감 영향 등으로, 대덕구(0.08%)는 석봉동 신축 대단지 위주로, 중구(0.05%)는 정비사업 호재 있는 선화동 위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더군다나 대전은 지난해 전국 집값이 1.36% 하락하는 와중에도 0.20% 상승한 지역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상승한 지역은 대전을 비롯해 광주(0.07%), 전남(0.41%)에 불과했다.

대전에서는 분양권에 수억원씩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유성구 복용동에 신축중인 '대전 아이파크 시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전매가 해제됐고, 이달부터 분양권에 대한 양도세가 하향조정되는 1년이 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의 2단지 전용 84㎡ 분양권은 이달에 8억7537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의 분양권이 8억원 이상을 웃돌고 있다. 이는 분양가 대비 3억원 이상이 오른 수준이다.

◆ 예비당첨자 비율 300%로 확대

대전의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분양권으로 차익이 가능하다보니 청약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대전에서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올해 첫 아파트 분양인데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에서의 아파트다.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으로 대전 아파트 예비당첨자 비율이 기존 40%에서 300%까지 확대됐다. 예비당첨자가 대폭 확대되면, 최초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 물량이 나와도 당첨되지 못한 후순위 신청자가 계약할 기회를 갖게 된다. 청약접수를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청약에 몰리는 수요자들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상반기에 대전에서는 유성구 둔곡지구에 공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택지인 둔곡지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전매제한 기간은 1년이다.

㈜서한은 둔곡동 일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둔곡지구 A1·A2블록에 ‘유성둔곡지구 서한이다음’을 분양중이다. 전날 특별공급 신청을 받았고, 오늘(28일) 1순위 청약을 접수중이다. 단지는 2개 단지로 구성된 1501가구 규모다. 1단지(A1블록)지 전용면적 59㎡의 816가구 중 546가구가 일반 분양되고, 2단지(A2블록)는 전용 78~84㎡ 685가구다.

우미건설은 내달 둔곡지구 A-3블록에서 ‘대전 둔곡 우미린’ 전용면적 65~84㎡ 76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