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라는 영상 플랫폼에서 종이책의 매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유튜브와 종이책 사이의 ‘다리’ 역할이죠.”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는 김겨울 씨(30·본명 김지혜·사진)는 최근 서울 구파발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북튜버(book+youtuber)’ 채널을 처음 시작할 땐 구독자가 10만 명이 넘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 DJ로 활동하는 김씨가 ‘겨울서점’을 연 것은 2017년 1월. 현재 구독자 수는 13만2000여 명에 이른다. 국내 북튜브 채널 중 구독자가 가장 많다. 지난해 7월에는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유유)을 펴내 북튜버로서의 일상과 전망을 소개했다.
그는 어떤 목적의식을 갖고 북튜버가 되진 않았다. 말 그대로 ‘좋아서’ 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읽은 뒤 감명을 받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통하면서 인기 북튜버로 성장했다. 김씨는 “좋아하는 분야는 인문과 문학, 과학”이라며 “직업상 책을 1년에 100권 이상 읽는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 구독자 중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며 “일부 악플을 제외하면 영상 댓글은 마치 오프라인 독서 모임처럼 화기애애하고도 깊이 있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나 인상 깊었던 신간을 소개한다. 출판사의 요청으로 책 광고를 하기도 한다. 김씨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좋아하는 책과 홍보 요청이 들어오는 책 스타일의 차이가 크지 않아 영상 제작 자체가 힘들진 않다”며 “그래도 광고 영상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올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튜버로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종이책의 매력을 영상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따뜻한 다락방이나 친근한 서재와 같은 콘셉트로 영상을 촬영한다. “책의 핵심을 짚은 뒤 구독자들이 오프라인 책을 손에 들도록 하는 게 제 역할입니다. 주요 문장을 캘리그래피 영상으로 만들거나 내용을 애니메이션화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 그래도 제가 들고 있는 책의 아우라나 결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건 정말 힘들죠.”
김씨는 “최근 서점·출판업계에서 북튜브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북튜브 분야에서 스타급 채널이 많이 나와야 시장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