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ON(롯데온) 출범으로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내 1위 유통 기업이 보유한 거대한 오프라인 물류망과 고객 데이터는 분명 온라인시장의 키워드인 빠른 배송과 개인 맞춤형 서비스 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신세계 등 전통 유통 강자들은 온라인몰의 경쟁력 강화에, 쿠팡 등 기존 e커머스 강자들은 물류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에 한발 앞서 온라인통합을 시작한 신세계는 온라인에서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미 2014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등 계열사 온라인몰을 통합한 ‘쓱닷컴’을 열었다. 지난해엔 그룹 계열사의 온라인 사업부들을 떼어내 (주)에스에스지닷컴도 세웠다. 지난 21일에는 그룹 내 간편결제 서비스인 ‘쓱페이’에 유통회사 중 최초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도입하며 온라인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오픈뱅킹은 앱 하나로 다른 은행 계좌의 조회 및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다. 신세계 관계자는 “온라인통합을 일찍 시작했지만 업계 1위인 롯데의 전격 진출은 분명히 위협적”이라며 “e커머스 시장에 대한 대응을 더 빠르게 정교하게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통합 계획보다는 당분간 계열사들의 온라인 전문성을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은 종합쇼핑몰인 더현대닷컴(백화점)과 현대H몰(홈쇼핑)을, 패션업체 한섬과 인테리어 업체 현대리바트, 식품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는 전문몰 형태로 더한섬닷컴과 리바트몰, 그리팅몰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e커머스 기업들은 물류센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의 핵심인 빠른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물류센터가 튼튼히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할 당시 27개였던 물류센터를 지난해 말 기준 168개로 늘렸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전국에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쿠팡은 올해도 공격적인 투자로 물류센터를 늘릴 방침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연초 경기 화성시 동탄에 풀필먼트(fulfillment)용 물류 센터를 가동하며 국내 e커머스 중 처음으로 풀필먼트서비스에 뛰어들었다. 풀필먼트는 판매자의 제품 보관부터 소비자의 결제와 배송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서비스다. 판매자에게서 제품을 받아 허브터미널로 모으는 시간이 단축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G마켓과 옥션에서 오후 8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물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