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북 포항시 호동 포항철강산업단지에는 공장 매매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세계 철강 경기 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면서 경영난에 내몰린 철강 업체가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350개 공장 가운데 10% 정도가 휴·폐업을 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포항철강산업 기반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0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76억원(-41%) 감소했다.
포항시는 포항 철강산업 회생을 위해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사업에 철강산업을 포함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로 선도형 철강 소재 개발과 혁신 철강 소재의 산업 간 융합기술 개발, 고기능 합금강 중간재 개발장비 등 혁신 철강 연구개발 기반 구축에 지원을 요청했다.
정명숙 시 첨단산업팀장은 “포항과 광양, 당진 등 한국 철강도시의 지역 내총생산(GRDP) 평균 증가율이 해마다 감소해 전국 최하위권에 있다”며 “전체 제조업에서 철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포항·광양은 80%를 넘어서 철강산업 위기가 곧바로 도시 전체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가 집계한 2016년 기준 철강도시의 GRDP 연평균 증감률을 보면 포항은 0.1%, 당진 -1.14%, 광양 -3.15%로 전국 228개 기초단체 중 각각 202위, 208위, 220위를 기록했다. 포항 인구(외국인 제외)는 2011년 7월 52만 명이었으나 지난해 9월 말 51만 명 선이 무너졌다.
송경창 부시장은 “중소 철강업체들이 친환경, 자율차, 스마트시티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계해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