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포츠 베팅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골프 개막이 확정됨에 따라 ‘스포츠토토’가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경륜, 경정, 경마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야구협회(KBO)는 다음달 5일 어린이날에 맞춰 2020시즌을 시작한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개막 초반 ‘무관중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다음달 8일 K리그1·2(1·2부리그)의 막을 올린다. 개막전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맞대결로 펼쳐질 예정이다. 역시 무관중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도 다음달 14일 개막전을 연다.
프로스포츠가 재개의 기지개를 켜자 스포츠토토를 운영하는 케이토토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스포츠토토는 3월 14일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베팅 대상인 국내 스포츠리그가 모두 셧다운(일시 정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케이토토 관계자는 “프로스포츠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더라도 온라인 베팅에는 문제가 없다”며 “프로야구 개막을 기점으로 영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마, 경륜, 경정 등은 여전히 영업 재개 시점을 못 잡고 있다. 온라인 발권이 안 되는 탓에 무관중 경기를 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비용만 들어갈 뿐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경마를 운영하는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야외 경기가 허용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지만 소비자가 현장에서 직접 돈을 걸어야 하는 경마 특성상 코로나19가 퇴치되지 않는 한 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내부에서는 다음달 하순께나 재개가 가능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발매가 안 되는 경정과 경륜도 상황은 비슷하다.
스포츠 베팅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발매가 허용된 대다수 국가에서는 외출이 금지된 상황에서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 옵션이 있다”며 “우리만 규제에 발이 묶여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