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공사, 공기업 첫 급여 반납…임원들 솔선

입력 2020-04-28 16:35
수정 2020-04-28 16:37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황창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응해 공기업 최초로 급여를 반납했다. 반납액은 올해 임원 연봉의 10% 수준으로, 총액은 약 9400만원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등을 위해 사용할 방침이다.

○월급 일부 지역상품권으로 지급

지역난방공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경제가 극심한 소비 위축 등 위기를 겪자 올 2월 일찌감치 ‘경제 활성화 지원 종합 대책’을 수립했다. 크게 지역경제 활성화, 전통시장 활성화,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분야 등 세 가지로 나눠 대책을 마련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첫 단추로 중국 우한 교민의 보금자리 역할을 했던 아산·진천·이천 지역의 특산품 구매 기탁식을 지난 2월 21일 했다. 지역난방공사가 낸 기부금 5000만원과 임직원의 자발적 봉사단체인 행복나눔단을 통해 모금한 2000만원을 더해 총 7000만원을 이들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방식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성금은 이들 지자체 내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되는 지역 특산품 구매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최근 신청 직원에 한해 급여 일부를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지역경제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급여 일부를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하자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회사가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온누리상품권을 신청한 직원들은 “급여 반납이나 기부만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아니다”며 “각자 사는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방식으로 지역경제 살리기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화훼농가 지원을 위해 꽃 구매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달 지역난방공사 본사 및 19개 전 사업소 임직원은 1000만원 상당의 꽃다발과 화분 등을 구매했다. 코로나19로 졸업식 입학식 결혼식 등 각종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화훼농가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지역 화훼농가의 경제적 어려움 해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 행사”라고 말했다.

황창화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 위축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늘어나는 현실에 마음이 숙연해진다”며 “지역난방공사는 모든 조직 역량을 총동원해 국가경제 활력 제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대책 강화

지역난방공사의 핵심 가치는 ‘상생’이다. 지역난방공사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강화하는 배경이다.

먼저 지역난방공사는 계약·노무·예산 등 부서를 중심으로 적극행정지원단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구매 및 용역 계약의 최우선 추진 △수의계약 한시적 확대 △가족돌봄휴가, 유연근무제 등 근로시간 탄력적 운영 △코로나19 대응 관련 예산 우선 지원 △지역난방 열생산시설 운영 및 유지보수 분야 직원 대상 개인보호구 사전 지급 등을 하고 있다.

적극행정면책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업무와 관련한 적극행정을 추진한 결과에 대해선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징계 또는 문책 요구를 하지 않고 오히려 소극행정을 한 경우에 징계 요구를 강화할 방침이다.

지역 중소건설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입찰 참가자격 기준도 개선했다. 지역난방공사가 발주하는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려면 건설공사 실적이 없는 지역 중소건설업체와 의무적으로 공동 수급체를 구성해야 하고 지역 건설업체의 최소 지분율은 30% 이상이어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지역 중소건설업체의 수주가 늘어 재정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