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 앓는 만성콩팥병 환자, 면역세포 부족…코로나에도 취약

입력 2020-04-24 17:07
수정 2020-04-25 01: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기저질환은 폐질환, 고혈압, 당뇨, 천식 등의 만성 질병을 뜻한다. 당뇨병 등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투석을 해야 하는데 외부 활동을 자제하라는 분위기 때문에 병원 방문도 여의치 않다.

이성우 노원을지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사진)는 “콩팥은 노폐물과 수분, 염분 배설을 통해 체내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 혈압조절, 조혈작용, 뼈 대사에도 필수적 역할을 한다”며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계속해서 떨어지는 질환이 만성 콩팥병”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콩팥병 환자는 고혈압, 당뇨 등도 앓고 있다. 만성 질환이 최소 한 가지 이상이어서 기본적 전신 기능이 약화된 상태다.

콩팥병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면역력이 떨어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것은 면역세포와 항체, 사이토카인 등이 정상인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T세포는 B세포를 자극해 항체 형성을 돕거나,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한다. B세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든다.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비롯한 각종 세균, 바이러스의 공격에 취약하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요독이 꼽힌다. 요독은 콩팥을 통해 배설되는데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에 축적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종류만 100개가 넘는다. 요독이 누적되면 빈혈에 의한 어지럼증, 피부 가려움증, 식욕 감퇴, 구토, 운동 시 호흡곤란, 전신 피로감, 불면증 등이 발생한다. 심할 경우 소변 감소, 전신적인 부종, 심한 호흡곤란을 동반한 의식 저하 증상도 나타나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 기능을 기준으로 정상(1기), 약간 감소(2기), 다소 감소(3기), 많이 감소(4기), 투석 임박(5기)으로 구분한다. 1~3기에선 체내 보상작용으로 인해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지만 4기부터는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콩팥의 조혈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빈혈이다. 몸 속에 인이 쌓여 뼈가 약해지고 혈관 석회화도 심해져 심혈관 위험도 커진다. 초기 환자들은 4~5기로 진행되지 않도록 기저질환 관리에 힘써야 한다. 이미 4~5기에 접어들었다면 향후 투석 생활에 적응할 수 있게 생활습관, 빈혈, 인, 칼륨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고혈압, 당뇨만으로도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연구가 있지만 면역력 저하가 눈에 띄는 3기 후반 이상의 콩팥병 환자라면 코로나19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투석을 위해 병원을 찾을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손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콩팥에 손상을 주는 것도 무조건 피해야 한다. 혈압약 복용, 저염식과 저단백 위주 식사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콩팥에 독성을 끼칠 수 있는 각종 보조식품, 약품, 진통제, 항생제를 주치의와 상의하지 않고 복용하면 안 된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에 해당하는 이상 증상이 있는지 평소보다 몸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