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수입 중소기업 40% "3개월 뒤 심각한 자금난 우려"

입력 2020-04-24 14:53
수정 2020-04-24 14:5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석 달 후 심각한 자금난을 예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3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출 및 원부자재 수입 중소기업의 영향과 시사점'을 발간하고 "수출 및 원·부자재 수입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적극적 정책 모색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주요 거래국의 생산 및 거래 중단, 소비감소와 국내 경제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점차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기연은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정유, 섬유, 가전, 정보통신기기, 반도체·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10개 분야 제조 중소기업 672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수출 중소기업 중 매출액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섬유(59.2%), 일반기계(28.0%), 가전(28.0%), 2차전지(25.0%) 순으로 많았다.

원·부자재 수입 중소기업 중 원·부자재 수입이 3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는 가전(64.0%), 2차전지(63.6%), 반도체·디스플레이(51.4%), 석유화학·정유(48.6%), 일반기계(46.9%)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운전자금 운용 가능 기간이 3개월 이내에 그친다고 답했다. 현재 운전자금 운용 가능 기간이 3개월 이내라고 응답한 수출 중소기업은 섬유(63.3%), 자동차(60.4%), 가전(52.0%), 일반기계(50.0%), 2차 전지(50.0%)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정보통신기기, 반도체·디스플레이, 석유화학·정유, 철강, 조선 등은 비교적 자금 사정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부자재 수입 중소기업에서는 석유화학·정유(70.0%), 가전(68.0%), 조선(59.1%), 2차전지(54.6%), 정보통신기기(54.0%), 자동차(52.5%), 일반기계(49.0) 등 순으로 자금 사정을 우려하는 업체가 많았다.

'인원 해고 또는 권고사직'을 가장 많이 시행 중인 업종은 섬유(32.7%)였다. '유·무급 휴가'를 채택하고 있는 업체는 자동차(52.1%), 섬유(42.9%), 석유화학·정유(32.5%) 순으로 많았다.

원·부자재 수입 중소기업에서 '인원 해고 또는 권고사직'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 업종은 조선(31.8%)이고, '유·무급 휴가'를 채택하고 있는 업종은 섬유(41.5%), 자동차(35.0%) 가전(32.0%) 등의 순으로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출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요인으로는 '해외 거래처의 거래 중단(65.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수출지 통관 지연(33.0%)'을 택한 업체도 비교적 많았다.

수입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거래처의 생산중단(51.8%)' '수입허가 및 통관지연(35.1%)', '거래국가 방문 어려움(35.4%)' 등을 택한 업체가 많았다.

해외 공장을 보유한 79개 업체 중 20.2%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공장의 국내 이전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종민 중기연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대다수가 운전자금 운용 가능 기간이 최대 3개월 이내이고, 고용사정은 향후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로나19 이후 고도기술 중소기업의 수도공장설립 규제 한시적 완화 및 리쇼어링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 공장 우선 지원 등의 정책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