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깨고 뽑아줬더니…" 오거돈·김경수·송철호 모두 법정으로

입력 2020-04-24 11:11
수정 2020-04-24 17:11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지역주의의 벽을 깨고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모두 법정에 서게 됐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시청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23일 시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부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7일 오전 11시40분쯤 자신의 집무실에 해당 여직원을 불러 약 5분간 성추행 했다. 여직원은 저항하다 울면서 집무실을 뛰쳐나왔고 이후 부산성폭력상담소에 신고했다.

오 시장은 올해 만 72세이고 피해자는 20대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진보진영 인사지만 지역주의 벽을 허물고자 보수 텃밭인 부산에 연이어 출마해왔다. 결국 3전4기 만인 지난 2018년 당선됐다.

무려 8전 9기 끝에 당선된 송철호 울산시장도 재판을 앞두고 있다. 송 시장은 시장과 국회의원 등 울산 지역 선거에서만 8번 패배했었다.

송 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가 송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에 연루됐다.

검찰은 송 시장을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김기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겼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김경수 지사 재판부는 지난 1월 공판기일에서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를 봤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각종 증거를 종합한 결과 김 지사 주장과는 달리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시연을 본 점을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상당 부분 증명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여권 내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어렵게 지역주의를 극복했는데 세 사람이 모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부울경 지역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