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인 최강욱, 오거돈 강제추행 사퇴에 "큰 벌을 받아야"

입력 2020-04-24 09:34
수정 2020-04-24 09:59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성추행 사실을 밝히면서 사퇴한 오거돈 부산시장에 대해 "너무 큰 허물을 남기고 갔다"고 말했다.

최 전 비서관은 오 시장 사퇴 기자회견이 있었던 23일 SNS 글을 통해 "(오 시장은) 큰 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3전4기 끝에 부산시장에 당선된 오 시장 사퇴로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으며 부산시정은 1년간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최 전 비서관은 지난 21일 법원에 출석하며 "법정에 서야 할 사람들은 정치검사들"이라며 "그간 검찰이 보여왔던 직권남용, 그간 언론을 조정하거나 결탁해 여러 사람을 괴롭히고 무고한 사람을 만든 양태가 반복돼 유감"이라고 검찰에 대해서도 날을 세운 바 있다.

앞서 오 시장은 2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사람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고 강제추행으로 인지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행동이 경중에 상관없이 어떤 말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임을 안다"며 "이런 잘못을 안고 위대한 부산시민이 맡겨주신 시장직을 더 수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어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남은 삶을 사죄하고 참회하면서 평생 과오를 짊어지고 살겠다"며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며 눈물을 삼켰다.

그는 "3전 4기로 어렵게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시민을 위해 시정을 잘 해내고 싶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너무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시장 집무실에서 한 여성 공무원과 면담하다가 해당 여성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은 다음날 부산성폭력상담소를 찾아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고, 오 시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급작스러운 오 시장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그는 “그곳에서 발생한 일에 경중을 따질 수 없다. 그것은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는 성범죄였다”며 “(그런데도 오 시장은 기자회견문에서)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과 관계없이’ 등의 표현으로 오히려 제가 유난스러운 비칠까 두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오 부산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