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왕고구마 300t 구매 OK" 정용진, 백종원에 통큰 화답

입력 2020-04-23 15:18
수정 2020-04-24 02:23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이 농가 판로 지원에 또 나섰다. 이번에는 ‘못난이 고구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요청을 받고 판로가 막힌 ‘못난이 감자’를 대량 구매했었다. 이번에도 백 대표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마트는 쓱닷컴(SSG닷컴) 등 관계사 네 곳과 함께 전남 해남에서 생산한 고구마 300t을 사들여 판매할 예정이라고 23일 발표했다. 작년 12월부터 진행해 온 ‘농가 돕기 상생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백 대표에게서 “시장에서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은 해남 못난이 고구마를 구매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 내용은 한 예능 프로그램이 예고편 형태로 내보내 사람들에게도 알려졌다. 예고편에서 정 부회장은 구매를 약속하지 않았다. 대신 이마트가 이날 보도자료를 내며 ‘화답’했다.

정 부회장은 작년 12월에도 백 대표에게서 비슷한 요청을 받았다. 강원도에서 생산한 ‘못난이 감자’였다. 시장에서 팔리지 않아 다 버릴 처지에 놓여 있었다. 정 부회장은 이때도 흔쾌히 백 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마트 매장을 통해 곧바로 판매를 시작했다.

좋은 취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사흘 만에 준비한 감자 30t이 모두 팔렸다. 이후에도 못난이 감자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한동안 마트, 슈퍼, e커머스(전자상거래) 등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당시 ‘대박’을 친 백 대표는 이번에 규모를 훨씬 키웠다. 못난이 고구마 450t을 구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 부회장은 고민 끝에 300t을 구매하기로 했다. 못난이 감자 물량의 10배다. 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신세계 계열사가 줄줄이 동원됐다. 이마트가 가장 많은 213t을 맡았다. 홈쇼핑 신세계TV쇼핑이 65t을 책임지기로 했다. 이 밖에 이마트에브리데이(12t), 쓱닷컴(7t), 신세계푸드(3t) 등도 구매에 나섰다.

이마트, 쓱닷컴, 이마트에브리데이는 3㎏ 한 봉지를 9980원에 판매한다. 제휴 카드로 할인받아 사면 5988원이다. 신세계TV쇼핑은 23일과 27일 방송을 통해 판매한다. 신세계푸드는 ‘고구마 연유 브래드’란 이름으로 상품화하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약재배 농가를 통해 못난이 고구마를 매입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