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민주당 당선자 "고용 유연화는 대세…한국적 모델 찾아야"

입력 2020-04-22 17:27
수정 2020-04-23 01:25
홍성국 21대 국회의원 당선자(사진)는 22일 “고용 유연화의 한국적 모델을 찾을 때가 왔다”고 말했다.

홍 당선자는 이날 한국경제신문·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로 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다만 자영업 비중이 높은 한국적 상황을 감안해 고용 유연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당선자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세종갑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지낸 그는 친문재인(친문),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다수인 민주당 당선자 가운데 손에 꼽히는 경제인이다.

홍 당선자는 “어느 나라나 고용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임금 인상에서 고용 안정으로 양대 노조의 요구가 바뀌는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관련 논의가 대기업 노조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경영계와 노조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름대로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여당이 180석을 확보하면서 경영계에서는 기업에 대한 규제 기조가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 때문에 홍 당선자 같은 금융인 출신 국회의원에게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홍 당선자는 “당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설득을 하고, 안 되면 안 된다고 분명히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타다 금지법’ 등 20대 국회가 혁신을 가로 막았다는 지적에는 “앞으로 20년은 기존 기득권이 해체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기득권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양극화는 더 심화할 수밖에 없고 국가가 일정 부분 개입해야 할 요인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벤처기업가에 대한 상속과 증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홍 당선자는 “갑자기 성장한 벤처기업 오너들은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특례를 허용하는 등 정책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유리 바닥’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했다. 양극화가 심해지면 계층 이동도 어려워진다. 상류층에 있는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도 보호를 받는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유리 바닥이 상류층의 안전망 역할을 하는 셈이다. 홍 당선자는 “상위 20%는 실패해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양극화가 고착화됐다”며 “여기에 대한 국민들의 좌절감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걸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꼈다”고 전했다.

홍 당선자는 소득주도성장과 관련, “방향성은 맞지만 속도가 빨랐다”며 “중소기업과 자영업 분야에서는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고 진단했다. ‘소득주도성장 탓에 자영업이 무너졌다’는 주장에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며 “자영업이 겪는 어려움의 본질은 온라인 시장 확대 등 다각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홍 당선자는 “20년 후에 한국이 어떻게 될까 상상해보고 전체 시스템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위기 요소로는 인구 감소를 꼽았다. 그는 “당장 2022년부터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단군 이래 최대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20년 뒤인 2040년의 상황에 맞춰 국가 시스템의 방향성을 정해 오류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국회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홍영식 한경비즈니스 대기자 mwise@hankyung.com

인터뷰 상세 내용은 4월 27일 발간하는 한경비즈니스 1274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