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미국 3월 주택매매 8.5% 감소, 4년반만에 최대폭

입력 2020-04-22 14:56
수정 2020-05-22 00:32
미국의 지난 3월 주택 매매가 직전 달보다 8.5% 줄었다. 전월 대비 감소율로는 4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뉴욕, 워싱턴 등의 주택 매매가 감소한 여파가 반영됐다.

전미부동산협회의 21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주택 매매는 2월보다 8.5% 감소했다. 기존 거주자가 있었던 구축 주택을 조사한 결과다. 미국 주택 거래의 대부분은 구축이 차지한다. 전월 대비 감소율로는 2015년 11월 이후 4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보다는 0.8% 늘어난 숫자다.


전미부동산협회는 코로나19 때문에 지난달 부동산 거래가 주춤해졌다고 분석했다. 뉴욕, 워싱턴, 캘리포니아 등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미국 서부의 주택 매매는 13.6% 줄었다. 전미부동산협회는 “올 3월 미국 부동산시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며 “앞으로 몇달 동안 주택 거래는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부동산시장(주택 기준)의 성수기는 3월부터 시작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6월 동안 미국 주택 거래의 40%가 성사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미국 주택거래 성수기와 맞물리면서, 현지에서는 거래가격 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3월 미국의 구축 주택의 중위가격은 28만600달러로 지난해 3월(25만9700달러)보다 8% 올랐다. 지난 3월까지 미국 주택가격은 97개월 연속 상승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가계경제의 충격이 변수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직원들을 일시해고 등 조치하면서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서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이율이 30년 만기 기준 3%대까지 내려갔지만, 이를 이용할 여력마저 없는 가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