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면세점 타격' K뷰티…돌파구는 e커머스

입력 2020-04-22 14:59
수정 2020-04-22 15:01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K뷰티 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럭셔리 화장품의 주요 판매처인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앞서 발표된 글로벌 화장품 기업 실적 등에 비춰 앞으로 e커머스(전자상거래) 전략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LG생활건강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28일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성적표를 공개한다.

대표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주요 K뷰티 기업들은 1분기 역성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조7376억원, 2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7%, 28% 감소한 수치다. 이에 57분기 연속으로 이어진 매출 성장 기록과 59분기 연속 이어온 영업이익 증가세 기록도 끊어질 전망이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법인과 면세점 사업의 코로나19 타격으로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은 30% 감소한 1703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인수한 에이본 사업 실적이 온기로 잡히면서 적자 비용이 더해져 이익 감소폭이 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이익 감소폭이 한층 클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2125억원과 8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해 17%, 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외국인 입국제한, 추가적인 항공 노선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면세점에서의 부진이 장기화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영업시간 단축과 트래픽 감소로 예년의 판매 수준 회복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 발 앞서 실적을 발표한 세계 최대 화장품기업 로레알과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화장품 부문 역시 매출 감소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e커머스 부문의 성장세가 이목을 끌었다.

손효주 연구원은 "로레알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사업은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e커머스 채널의 매출 성장률은 52.6%로 여전히 고성장세가 유지됐다"며 "중국 매출도 6.4% 성장했다"고 전했다.

LVMH의 경우 전체 화장품 매출은 감소했으나 '겔랑' 등 일부 브랜드는 온라인 채널 성장세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견고한 매출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뷰티 주요 소비시장의 한 축인 중국 화장품 업계 트렌드가 '고급화'와 '온라인화'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향후 e커머스 전략의 중요도가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화장품 부문은 e커머스 부문을 제외하고 두자릿수의 역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포트폴리오와 디지털 채널 중심의 전략 수정을 계획하고 있어 중국 소비 반등 시 이에 대한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