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출범한 지 12년이 됐지만 본래 취지와 동떨어지게 운영되고 있다. 로스쿨 정상화를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응시자 대비 75%까지 높여야 한다.” 지난 16일 전국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법학협)가 법무부에 전달한 성명서의 핵심 내용이다. 법학협은 로스쿨 재학생과 졸업생 1197명의 서명도 함께 전달했다.
24일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합격률’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로스쿨 학생뿐 아니라 법학적성시험(LEET)을 주관하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도 합격자 수를 늘릴 것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낮아 로스쿨 교육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로스쿨 학생은 “3년간 법조인을 꿈꾸며 로스쿨을 다녔는데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절반에 그쳐 로스쿨이 변호사시험을 위한 학원이 돼 버렸다”며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의 도입 취지가 퇴색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로스쿨에서 정상적인 과정을 마치면 누구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변호사 시험을 미국처럼 자격시험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 시행된 제1회 변호사시험에선 720.46점이던 합격선이 지난해(제8회)엔 905.55점까지 상승했다. 8년 새 무려 185.09점이 오른 것이다. 로스쿨 8기 입학자 2117명 중 첫 시험인 제8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1112명(52.52%)에 불과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000명 선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법무부 장관이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와 대법원,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