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때가 어느 땐데…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아이가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하세요."
40대 직장인 A씨가 10세 딸에게 음란사진을 보낸 한 남성과 나눈 대화다.
A씨는 최근 딸이 휴대전화 게임 중 채팅을 하다가 대화상대 B씨로부터 음란사진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분노를 참을 수 없었던 A씨는 바로 경찰서를 찾았다. 민원실에서는 여성청소년계로 가서 바로 신고접수 하라고 안내했다.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같은 상황을 전하며 "수사팀장이 보고는 바로 담당자를 배정해줬다"면서 "아동성범죄에 엄벌이 처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B씨는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A씨에게 "허락 없이 보낸 건 미안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달라"고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부따' 강훈(19)을 비롯, 10대가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 소지에 가담했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아동 상대 디지털 성범죄는 여전한 실정이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텔레그램 등 SNS 이용 디지털 성범죄 단속으로 검거된 총 인원은 309명이다. 그중에서 10대가 94명(30.4%)으로, 20대(130명·42%)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10대들은 태어나 성장하면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유튜브, SNS 등 온라인 공간에 친숙한 세대기 때문에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성범죄가 심각한 범죄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면 미성년자릉 상대로 한 성범죄 가해자를 상대로 피해자 부모는 어떤 법적대응을 할 수 있을까.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다) 자문단인 형사전문 신병재 변호사는 "B씨의 행위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통신매체이용음란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통신매체이용 음란행위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행위를 말하며 이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일각에서는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B씨가 미성년자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렇다면 B씨가 미성년자일 경우에는 그 부모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이 가능할까.
신 변호사는 "그의 부모를 상대로 형사 소송은 안되지만 민사상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딸 가진 아빠로서 너무 열받는다. 꼭 처벌받길 바란다", "아동 성범죄자는 무조건 중형으로 다스려야 한다"며 공분했다.
도움말 = 신병재 법무법인 효성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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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