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걸어도 거친 숨 쉬는 37세 김정은…당뇨·고혈압 앓는 듯

입력 2020-04-21 17:24
수정 2020-10-15 15:5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나오면서 그의 평소 건강 상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37세 나이로만 따지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드물어야 하지만 과도한 음주, 흡연에 따른 급격한 체중 증가가 건강 상태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은 2010년 9월 후계자로 공식 추대될 당시 90㎏대의 몸무게였다. 그러나 최근 공개 석상에 등장한 그의 모습을 분석한 결과 130㎏ 이상으로 불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정보당국은 체중과 허리둘레 등에 비춰봤을 때 김정은이 대사증후군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2014년에 한동안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김정은은 이후 지팡이를 짚고 다리를 절며 나타났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김정은이 왼쪽 발목에 물혹이 생겨 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고도비만과 무리한 공개 활동 등으로 인해 후유증과 재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남북한 정상회담을 했을 때도 김정은의 건강 상태는 주요 관심사였다. 당시 국내 의료진은 비만으로 인한 당뇨 및 고혈압, 통풍 등 각종 질환의 위험을 지적했다. 그해 국정원은 김정은의 체형 분석 및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첨단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은 김정은이 성인병을 앓고 있지만 건강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고 판단했다.

김정은의 심혈관 수술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기존에 알려진 질병과는 차원이 다른 위중한 상황을 맞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8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30~39세 사망원인 중 고의적 자해(자살)와 암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했다. 협심증·심근경색 등이 대표적인 급성 심혈관 질환이다. 급성 심장질환이 발생하면 혈관에 쌓인 혈전을 녹이는 약물 치료, 스텐트 등으로 막힌 혈관을 뚫는 관상동맥 중재술, 관상동맥 우회술 등을 시행한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모두 심근경색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가족력에 의한 심장질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