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백화점인 로드앤테일러(Lord & Taylor)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로드앤테일러를 비롯해 니만마커스, JC페니 등 미국의 주요 백화점들이 줄줄이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이터통신은 로드앤테일러가 파산보호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1826년 설립된 로드앤테일러는 올해로 창립 194년을 맞았다. 로드앤테일러는 코로나19로 미국 내 백화점 38곳의 영업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드앤테일러는 채권자들과의 협의 및 추가 자금 조달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백화점업계는 코로나19로 줄파산 위기에 놓였다. 미국의 고급 백화점인 니만마커스는 지난 15일 만기가 돌아온 채권 이자 57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했다. 현지에서는 니만마커스가 이번주 중 파산보호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다른 미국 백화점인 JC페니도 파산보호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로드앤테일러를 1억달러에 인수한 패션 스타트업인 르 토트에게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의류 사업에 구독경제를 결합, 온라인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르 토트는 로드앤테일러 인수를 통해 오프라인 확장을 시도했다. 르 토트는 매각자인 허드슨베이 컴퍼니에게 여전히 3320만달러의 빚을 변제하지 않은 상황이다.
허드슨베이 컴퍼니는 로드앤테일러 일부 백화점의 소유권을 지니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위워크에 뉴욕 백화점을 매각하기도 했다.
미국 전국소매연맹(NRF)는 지난주 미국 재무부에 정부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미 정부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그 대상에 대부분의 유통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