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금복권 사행성 조장 논란

입력 2020-04-20 15:00
수정 2020-10-15 15:50
정부가 1등 당첨금과 당첨금 총액을 크게 높인 새 연금복권 상품을 출시했다.

복권위원회는 1등에 당첨되면 매달 700만원을 지급하는 ‘연금복권 720+’를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연금복권 신상품은 2011년 7월 연금복권을 처음 선보인 이후 9년 만이다. 1등 당첨금을 20년간 매달 500만원 지급하는 방식에서 같은 기간 매달 700만원을 주는 방식으로 확대했다. 총액 기준으로는 1등 당첨금이 12억원에서 16억8000만원으로 늘었다.

기존 4명에게 각각 일시금 1억원을 줬던 2등 당첨금도 8명에게 10년간 매달 100만원의 연금을 주는 방식으로 총액 및 당첨자 수를 모두 확대했다. 보너스 추첨도 신설해 10명에게 10년간 매월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반면 3등과 4등 당첨금은 각각 1000만원에서 100만원,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였다.

복권 당첨금 구조가 바뀌면서 당첨금 총액은 크게 늘었다. 모든 순위의 당첨자가 나왔을 경우의 총 당첨금은 58억6000만원에서 75억원으로 27.9% 증가한다.

복권위 관계자는 당첨금 확대 배경에 대해 “연금식 복권 활성화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 2등 당첨금은 크게 높이고 3등 이하 당첨금은 낮춘 구조라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2018년에도 1등 당첨금 규모를 매달 700만원으로 늘리는 연금복권 신상품 출시를 계획했으나 사행성 조장 논란으로 포기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사회적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을 틈타 복권위가 당첨금 규모를 확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부족한 세수를 확충하기 위한 ‘꼼수’란 해석도 나온다. 기존 상품은 온라인과 복권판매점에서 210만 장, 420만 장씩 판매됐지만 새 상품은 두 유통채널에서 500만 장씩 판매된다. 전부 판매될 경우 정부의 1주일 연금복권 매출은 63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어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