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 노리는 단타매매족…'무늬만 테마주' 조심해야

입력 2020-04-20 13:41
수정 2020-04-20 14:09

코로나19로 등장한 '개미군단' 중에는 한 방을 노리는 단타매매족도 있다. 종가마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종목에 투자한다. 이들은 마스크, 손세정제 등 코로나19의 수혜주에 주목했다. 일부 마스크, 손세정제 관련주는 연초대비 두 배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수혜와 무관한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테마주에 묶여 주가가 오르는 '허당 테마주'도 있어 투자에 유의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세정제 테마주로 묶인 코스닥 상장사 승일은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8일만에 64.40% 올라 연고점을 찍었다. 세계 1위 항균브랜드 데톨에 손소독제를 납품한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매출의 70%를 부탄가스, 살충제 등 에어로졸 캔에서 창출하는 제관업체다. 승일 주가는 연고점 대비 43.78% 하락한 상황이지만 반등장(3월 19일 이후)에서는 40% 넘게 올랐다. 손세정제 테마주인 MH에탄올(32%), 창해에탄올(51%) 등과 비슷한 주가흐름을 보여 여전히 테마주로 묶인 모습이다.

마스크 관련주는 단순 테마주가 아닌 사회구조적 변화의 수혜주로 꼽히며 투자자들을 끌었다. 코로나19 이후 위생의식이 높아지고 중국 공장 재가동으로 미세먼지 문제가 계속되면 마스크 착용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리란 판단에서다. 오공본드로 유명한 접착제 생산업체 오공이 그 수혜를 봤다. 시판되는 오공마스크라는 제품을 오공이 생산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났던 1월 20일부터 2월 20일까지 한 달간 주가는 157.59% 올랐다. 실상은 계열사인 오공티에스가 마스크를 유통했을 뿐 오공이 마스크를 생산한 것은 아니었다. 그와중에 대표이사(조한창)는 1월 23일 보유주식(지분 0.78%·13만1593주)을 전량 매도해 약 7억8000만원의 이득을 보기도 했다.

테마주는 투자자들 간 풍문에서 시작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실제와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소문의 근원지 파악은 물론 허위사실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가 단타매매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이럴 때일수록 본인이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원(7일)과 금융위원회(10일)는 이달 들어 코로나19 테마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에 대해 연달아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10일 기준 코로나 테마주 69개 종목의 평균 주가변동률은 107.1%로 2015년 메스르 테마주 20개의 평균 주가변동률(86.3%)보다도 높다"며 "단순 추종매매는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으므로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