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도 남는 게 없다"…밭 갈아엎는 양파 농가들

입력 2020-04-20 12:00
수정 2020-04-20 13:03

올해 양파 재배면적이 급감했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0년 마늘, 양파 재배면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양파 재배면적은 1만4673ha로 작년(2만1777ha) 대비 32.6% 줄었다. 여의도 (290ha)의 24.5배에 달하는 양파밭이 사라진 것이다.

양파는 그동안 재배 면적이 가장 많이 증가한 농산물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전체 농산물 중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모두 1위를 나타냈다. 작황 호조에 수입 양파 수입량 증가 등이 겹쳐 가격도 수년째 하락세를 이어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양파 상품의 1kg당 가격은 지난해 604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인 2018년 819원보다 26.2% 하락했고, 2017년 1234원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결국 농민들이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밭을 갈아엎으면서 올들어 재배면적은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도별로 보면 양파 최대 산지인 전남의 감소폭이 컸다. 전남의 재배면적은 작년 8467ha에서 올해는 5743ha로 줄었다. 경남은 4330ha에서 2825ha로, 경북도 3309ha에서 2365ha로 재배 면적이 감소했다.

양파 재배면적이 1만5000ha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3년 이후 17년만이다.

마늘 재배면적도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마늘 재배면적은 2만5376ha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8.4% 줄었다. 마늘 재배면적 감소도 작년 가격이 2018년 대비 23.3%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