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상 신라젠 대표 "수천억 부당이득 사실 아냐"…법적대응 시사

입력 2020-04-20 11:04
수정 2020-04-20 11:07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사진)가 페이퍼 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를 통해 수천억의 부당 이익을 취득했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기사화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20일 문 대표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을 통해 "자금 한푼 부담하지 않고 거액의 주식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표는 "신라젠은 각 규제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자료에 허위 사실 없이 적법하고 투명한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며 "논란이 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및 실행은 동부증권·기관투자가들의 펀딩 개시를 위한 요구사항으로서 당시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대주주의 부당이익으로 거론하고 있는 수천억은 국세청의 요구에 따라 이미 국가에 세금으로 납부한 상태"라며 "개인의 사적 이익으로 취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신라젠의 이모 전 대표와 곽모 전 감사는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보유한 주식을 판 혐의'를 받고 구속됐다. 이 전 대표는 2008∼2009년에 대표이사를 지냈고, 문 대표와 친인척 관계인 곽 전 감사는 2012∼2016년에 감사와 사내이사를 역임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신라젠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이후 관련 수사를 본격화했다.

한편 이날 전 대표 등 경영진 2명이 구속됐다는 소식에도 신라젠 주가는 소폭 오르고 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신라젠의 성장 과정과 현 시점에서 외부에서 제기하는 회사 관련 논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사실을 밝힙니다.

-회사의 성장 과정

신라젠은 각 분야별로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자료에 일체의 허위 사실없이 신고 및 허가 취득을 통해 적법하고 투명한 과정을 통해 성장하였습니다. 그 결과 회사는 성공적으로 미국 제네렉스사를 인수하였고 (2014년 3월 14일), 미 FDA와 유럽 EMA 등 전세계 20개국으로부터 펙사벡 3상 개시 허가를 받아 글로벌 3상에 돌입하였습니다. “2015년 5월 펙시벡이 미 FDA로부터 3상 개시 허가를 취하고 개시되었다”는 성과는 세계적인 간의학 학회지 Hepatology가 2015년 세계 10대 주요 연구 사건으로 선정할 만큼 학계에서 크게 반향을 불러 일으킨 사안이었습니다.

-BW 발행 과정

현재 외부에서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BW 발행과 관련된 일련의 진행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당시 BW 발행은 동부증권과 기관투자가들의 펀딩 개시를 위한 요구사항이었으며, 대주주 3인이 사적인 목적을 취하고자 먼저 요구한 사항이 아닙니다. 또한 이는 대형 로펌으로부터 법률적인 검토를 받고 위법행위가 아니라는 자문에 따라 진행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가들은 BW 실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고 미 실행 시 그들이 투자한 금액의 반환을 요구하였기에(기관투자가의 전환사채 계약서 내 요구사항) 회사 존속을 위해 BW 발행 및 실행은 당시로서는 다른 선택사항이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세금 및 부채

대주주 3인은 한국거래소 상장심사 당시 의무기간 1년인 보호예수를 책임경영을 위하여 자진해서 3년으로 보호예수를 걸었으며, 이에 한국거래소는 부채 상환을 배려하여 총 주식 중 30%는 1년, 나머지 70%는 3년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상장 이후 바로 시작된 서울지방국세청 세무조사(2017년 1월~3월 진행)에서는 미실현소득은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하였습니다. 1개월 후 재차 진행된 부산지방국세청 세무조사(2017년 5월~12월 진행)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BW는 증여세 부과 대상이라고 결정하였으며, 당시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세금 약 1,700억이 다음과 같이 부과되었습니다.

1.증여세 약 1000억원
2.양도세 약 700억원

위 세금과 함께 대주주 3인은 BW 행사를 목적으로 의사 주주들로부터 대여한 주식 부채가 총 310만주 있었으며, 이는 2018년 1월 평가금액으로 약 3,000억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대주주 3인에게 부과된 세금 및 당시 기준 부채 총계 : 약 4700억원

위 세금은 미실현소득인 주식에 부과된 세금이며 개인 자산으로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이기에 보유주식으로 현물 납세를 하고자 했으나, 주식으로 세금 납부가 불가하다는 부산지방국세청의 통보(2017년 12월 24일)를 받았습니다. 시장의 충격과 주주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하고자 했던 세금의 주식으로의 현물 납부가 불가하다는 당국의 입장으로, 납세의 의무를 가진 국민의 일원으로서 고액불법체납자가 되지 않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주식을 처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따라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던 허위 주장, 즉 2017년 12월 6일에 1년 보호예수가 풀리지 마자 대주주가 금전적 이익을 위하여 주식을 처분했다는 것은 명백히 사실이 아닙니다.자진 보호예수를 걸어서 시장에서 매매될 수 없는 주식에 대해서 매매 가능한 보통주식의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된 부당한 세금에 대해서 현재 세금 반환 1심 소송이 진행중입니다.

회사는 한국거래소가 심사과정에서 요구한 모든 자료 제출과 이행 사항을 성실히 수행하였으며, 그 결과로서의 상장 승인은 해당 기관으로부터 상장 과정이 적법하다는 판단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부산지방국세청이 부과한 거액의 증여세 및 양도세는 한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였으나 당연히 한편으로는 회사의 상장 과정이 적법하다는 국세청의 판단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회사는 주요 국가기관들의 거듭된 적법성 판단들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BW와 관련하여 법리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대주주에 대한 허위 주장

일반적인 법률지식과 금융지식을 가진 의료인으로서의 신라젠 경영진은 국가기관들과 전문법률기관의 자문을 통해 적법하고 투명하게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으며, 일부 언론에서 대주주의 부당이익으로 거론하고 있는 수천억은 국세청의 요구에 따라 이미 국가에 세금으로 납부한 상태이며 개인의 사적 이익으로 취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대주주 3인의 주당 평균취득단가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4만원 정도입니다.

1. BW 발행금융 비용 및 법률자문료 : 8.1억
2. 워런트 행사 자금 : 300억
3. 관련 세금 : 1,700억
4. 워런트 행사 목적의 빌린 주식 부채 310만주 (약 3,000억)

따라서 3인이 자금 한푼 부담하지 않고 거액의 주식을 부당하게 취득하였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 3인 중 세금과 부채를 다 해결한 사람은 현재 없기에 항간에 떠도는 수천억의 부당 이익 취득이라는 허위 기사는 사실이 아니며, 향후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기사화하는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것입니다.

대주주 3인은 기존 항암제의 한계인 단순 수명연장으로 고통받는 말기암 환자의 삶의 질 문제를 해결하고 완치가 가능한 항암제를 한국에서 개발하고자 하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으로 펙사벡 개발에 도전한 것입니다. 이러한 도전의 결과물은 당장 이달 말로 예정된 미국 암연구학회(AACR)에서 신장암 데이터를 통해 공개됩니다. 그리고 AACR과 더불어 미국 양대 암학회인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도 신장암 데이터가 초록으로 채택되었습니다. 나아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의사로서의 염원은 곧 개시될 COVID-19 백신 후보물질의 동물 실험과 임상실험으로 보여주고자 합니다.

신라젠 대표이사 문은상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