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올해 시스템반도체 시장 낙관적 전망…메모리반도체는 어떨까

입력 2020-04-20 09:23
수정 2020-05-20 00:31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대만 TSMC가 지난 17일 1분기(1~3월) 컨퍼런스콜(전화 실적설명회)을 열었다. 반도체 업계의 관심사는 TSMC의 '가이던스'(회사가 자체 예측한 향후 실적)였다. TSMC의 가이던스는 예전부터 글로벌 시스템반도체(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제품) 업황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전 세계 업체들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TSMC가 시스템반도체 업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올해 시스템반도체 업황을 비관적으로 보진 않았다.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메모리반도체 제외)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 파운드리 시장은 한자릿 수 후반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기존 전망(반도체 약 8%, 파운드리 17%)보단 하향 조정됐지만, 시장에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망치 조정폭이 작다"며 "고성능컴퓨팅(HPC)부문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최신 공정칩을 제조할 수 있는 업체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칩 시장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지 않았다. 시장에선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TSMC는 '한자릿수 후반' 정도로 예상했다. 5G 스마트폰 시장이 꾸준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와 CPU 사이즈도 매년 10~20%씩 커진다"며 "무선이어폰 시장 확대로 통합칩셋(SoC)과 블루투스 칩 수요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TSMC의 부정적이지 않은 업황 전망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다만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의 75% 정도를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선 단언하기 이른 상황이다. 최근엔 하반기 서버 반도체 수요가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이란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힌트는 3일 뒤면 얻을 수 있다. 오는 23일 SK하이닉스가 1분기 컨퍼런스콜을 열고 엿새 뒤인 29일엔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설명회를 진행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