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집 떠난 동학개미, 부동산으로 돌아온다

입력 2020-04-19 13:41
수정 2020-04-19 14:35


▶전형진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오늘은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동성이 주식으로 굉장히 많이 가고 있어요. ‘동학개미운동’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렇게 자금이 주식으로 쏠리면 부동산가격이 가라앉는 상황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나요?


▷심교언 교수
부동산자금과 주식자금은 성격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최근에 주식으로 넘어가는 돈을 들여다보면 과거엔 투기성 종목에 많이 갔지만 최근엔 초우량 종목으로 갑니다. 그리고 결국은 부동산가격이 너무 높다는 부담이 있어서 넘어가는 것이거든요.

지금 일부는 주식으로 나가긴 했지만 다시 부동산이 매력적이 됐을 땐 돌아올 겁니다. 예컨대 10억이 있다면 10억으로 주식을 다 살 순 없습니다. 보통 8억~9억은 주택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1억~2억은 주식에 투자하거든요. 결국은 자금이 조금 다른 거죠. 일부는 조금 쏠렸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으로 다시 올 수 있다고 봐요.

▶전형진 기자
주가가 반토막까진 아니더라도 3분의 2까지 내려왔고요. 수억원대 자금을 쓰실 분들이 그 돈을 다 쓰시는 건 아니지만, 수천만원~1억원대의 갭투자를 하시던 분들이 부동산시장에서 아예 이탈해버릴 가능성은요?

▷심교언 교수
그분들이 이탈은 했지만 결국은 다시 돌아올 거란 거죠. 약간의 비중이 바뀌는 거지 전반적인 트렌드가 바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전형진 기자
아주 일시적이란 거죠. 돌아온다는 건, 그럼 이분들은 언제 돌아오는 건가요? 상승을 확인하고 돌아오나요?


▷심교언 교수
거시경제가 조금 안정되면 돌아오지 않을까 봅니다. 재미있는 게 정부의 대책 때문에 만들어진 현상인데요. 풍선효과 중에 이상한 게 있었습니다. 이번 정부가 만든 풍선효과예요.

원래 풍선효과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지역별 풍선효과. 강남을 누르면 마·용·성이 뛰는 거죠. 또 하나는 상품별 풍선효과입니다. 주택을 누르면 오피스텔이 뜁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가격대별 풍선효과를 만들었어요. 참 신기해요. 9억 이하가 튀어서 중위값도 왜곡이 일어났죠. 주변으로 확산되는 상태에서 코로나가 왔거든요. 가속화가 멈추니까 그 돈이 주식으로 가는 건데 이 과정이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그런데 금리인하 이벤트가 한 번 더 남은 것 같아요. 제로금리라고 하지만 아직 0.75%거든요. 통상 금리 인하가 집값엔 호재로 받아들여지잖아요.

▷심교언 교수
금리에 대해선 여러 연구가 있는데, 금리를 인하하면 집값에 상승 압력을 주고 금리를 인상하면 하락에 압력을 준다는 게 일관된 결과입니다. 계량경제학 모델로 해서도 입증이 되고 있어요. 근데 한국은 재미있는 게 제가 쭉 찾아보니 금리 인상시기에 집값이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전형진 기자
인하할 땐 올랐지만 인상한다고 떨어지진 않았다?

▷심교언 교수
한국은 거시경제의 영향이 훨씬 크다는 거죠. 금리 자체엔 그런 속성이 있지만 금리를 인상해도 거시경제가 좋으면 올라가고, 금리를 인하할 땐 원래 올라갈 건 올라가고요. 그런데 금리인하는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는 먼저 금리가 인하되면 거시경제가 좋아지고 집값이 상승하는 이런 프로세스가 있고요. 그런데 (지금) 이 프로세스는 생각하기 어려워요. 아주 오래 걸리거나, 아니면 아예 안 일어나거나. 또 하나는 금리를 인하하면 대출금리가 약해지니까 집을 살 사람이 늘어난다? 불가능합니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율(DTI)을 워낙 묶어놔서요.

▶전형진 기자
대출금리는 낮아졌지만 대출이 안 나오는 상태.


▷심교언 교수
그렇죠. 금리인하로 이자 100만원 내던 걸 70만원 낸다, 이게 소비진작으로 간다, 이런 효과는 너무 작거든요. 한국은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특히나 지금 상황에선 집값을 띄워주는 그런 이벤트성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전형진 기자
그럼 금리가 집값과의 인과관계가 그리 높지 않은 건가요?

▷심교언 교수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다 나옵니다. 모든 연구에 나와요. 그런데 다른 팩터의 영향의 더 크기 때문에 금리 하나로 움직인다로 보기 힘들다는 거죠. 거시경제나 GDP 이런 것들요. 그런데 금리는 중장기적으론 확실하게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단기적으론 영향은 거의 없고.

▶전형진 기자
이번에 금리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당장 4~5월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란 거죠.

▷심교언 교수
네. 금리는 당장은 효과가 없다,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형진 기자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이번 시간엔 심교언 교수님과 경기상황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영향에 대해서 짚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편집 조민경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