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넘은 이베이코리아

입력 2020-04-17 15:23
수정 2020-04-18 01:09
이베이코리아가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중 처음으로 매출(판매 수수료 기준) 1조원 벽을 깼다.

이베이코리아는 작년 매출이 1조954억원으로 전년(9811억원) 대비 12% 증가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영업이익 또한 27% 늘어난 615억원을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옥션, G9 등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이들 온라인몰에서 거래된 상품 규모는 작년 기준 약 18조원에 달했다. 이는 2위 쿠팡(거래액 약 12조원), 3위 11번가(약 9조원) 등을 크게 앞선 것이다.

e커머스 기업 중 단연 수익성도 높았다. 이베이코리아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5.6%에 달했다. 작년 7000억원대 적자를 낸 쿠팡, 적자를 간신히 면한 11번가 등과 달랐다. 작년까지 15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실적 개선은 ‘충성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다. 이베이코리아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을 주된 사업으로 한다. 이 시장에선 ‘체리 피커’가 많다. 할인 쿠폰을 주는 곳만 다니면서 구매하거나 네이버 최저가 검색으로 온라인몰을 고르는 사람들이다. 충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베이코리아는 채널 안에 소비자를 가둬 두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유료 회원제 ‘스마일 클럽’이 대표적이다. 3만원을 내고 가입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3만7000원짜리 스마일 캐시를 준다. 여기에 매월 할인 쿠폰을 계속 보내준다. 다른 온라인몰로 가지 말라는 것이다. 스마일 클럽 회원 수는 지난해 200만 명을 넘겼다.

간편결제 ‘스마일 페이’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올 3월 말 기준 가입자 수가 1450만 명에 이른다. 온라인몰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 다수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판매자에 대한 서비스도 차별화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지난해 경기 화성시 동탄에 초대형 물류센터를 열었다. 판매자를 상대로 이 물류센터를 쓸 수 있게 했다. 재고 관리부터 배송까지 한꺼번에 처리해주고 있다. 아마존이 미국에서 판매자를 상대로 하고 있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를 국내 e커머스 중 가장 먼저 도입했다. 2003년부터 하고 있는 소상공인 판매 교육, 수출 경진대회 ‘이베이 수출스타’ 등의 프로그램도 판매자를 뒷받침하는 지원들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해 실적 공시 의무가 없다. 하지만 업계 1위 회사란 것을 감안해 실적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것도 공개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