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에 '반도체 1위' 내준 삼성전자

입력 2020-04-17 14:54
수정 2020-04-18 01:07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기업 매출 1위 자리를 미국 인텔에 내줬다. 2017년 처음 1위에 오른 지 2년 만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D램, 낸드플래시 등 주력 제품 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7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거둔 매출은 512억9100만달러(약 62조5000억원)다. 2018년 737억800만달러 대비 29.2% 줄었다. 매출 1위 자리도 인텔(677억5400만달러)에 내줬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2018년(362억4000만달러) 대비 38.5% 급감한 222억9700만달러에 그쳤다. 매출 순위는 작년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4위는 미국 업체 마이크론으로 전년 대비 31.9% 감소한 202억5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모두 D램 등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회사다. 2018년 하반기 시작된 메모리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29~38% 떨어졌다. 가트너는 “D램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전체 메모리 시장이 전년 대비 32.7% 축소됐다”며 “메모리 시장의 침체가 2017년과 2018년 1위였던 삼성전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인텔이 1위 자리를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가트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0.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전망치(12.5% 성장)를 하향 조정했다. 앤드루 노우드 가트너 부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세계 반도체 시장은 다시 축소될 전망”이라며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비와 기업 지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세계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도 전년 대비 약 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이날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를 990억달러(약 120조5000억원)로 예상했다. 지난해 설비투자액은 1023억달러다. IC인사이츠는 “하반기에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설비투자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