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된 다음날 북한이 난데없이 강남구는 부패와 마약, 도박의 소굴이라고 비난했다.
17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서울시 강남구 부패의 소굴로 전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강남구에는) 부자들과 특권층이 많이 살고 있어 '서울보통시 강남특별구'라고 불린다"면서 "이곳에는 부패타락한 생활에 물젖은(물든)자들이 우글거리는 각종 유흥시설과 유곽들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아리는 "서울시 강남구 일대가 부패의 소굴로 전락된 것과 관련하여 각계층의 조소와 비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런 곳에서는 부유층들이 공개적으로 도박을 하거나 마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들도 그들의 눈치를 보며 외면하는 정도"라고 했다.
이어 "4년 전 남조선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박근혜, 최순실 추문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도 이곳에서 부화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특권층 족속들과 박근혜를 쥐고 흔들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날 보도에 태구민 당선자의 실명이 나오거나 총선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보도 시점과 비난의 대상(지자체 단위)을 고려하면, 태 당선자의 당선에 대한 북한의 불쾌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태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으로, 2016년 8월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했다. 북한이탈주민이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