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호남에서 '녹색 돌풍'을 이끌었던 '호남 원로'들이 4·15 총선에 모두 낙선했다.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민생당 후보로 출마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에 따르면 '호남정당'을 자처한 민생당은 호남에서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 총선 당시 '비문(비문재인)' 결집에 힘을 모았던 박지원 민생당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는 마지막 날까지 "문재인이 박지원이다"라며 '문재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37.3%(4만7528표)를 얻는 데 그치며 48.7%(6만2065표)를 얻은 김원이 민주당 전남 목포 후보에게 1만5000여 표 차 차이로 패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도 불리는 박 후보는 1992년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비례후보로 국회에 입성한 뒤 18대, 19대, 20대 총선에서 내리 3선을 하며 총 4선을 했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대선 후보를 지내기도 했던 정동영 후보는 32%(50,022표)를 얻은 가운데 66.6%(104,039표)를 얻은 김성주 민주당 후보에게 '더블 스코어'로 패했다.
4선의 정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과거 '노무현 정부의 2인자'로 불리기도 했으나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광주 서을에 출마하며 7선을 노리던 천정배 후보는 같은 지역에 출마한 양향자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천 후보는 19.4%(15,754표)를 얻는 데 그치며 75.8%(61,279표)를 얻은 양 후보에게 참패했다.
천 후보는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처음으로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로 참여정부 당시에는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4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갈라진 이후 끝내 정계를 떠나게 됐다.
국회부의장 출신 4선의 박주선 광주 동남을 후보는 김성환 무소속 후보에게까지 밀리며 3위로 낙선했다. 유성엽 전북 정읍·고창 후보는 윤준병 민주당 후보에게, 장병완 광주 동남갑 후보는 윤영덕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이 밖에도 황주홍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후보와 윤영일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 김동철 광주 강산갑 후보, 최경환 광주 북구을, 조배숙 전북 익산을 후보 역시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한편 지역구에서 전패한 민생당은 비례대표 득표율도 2.7% 그치며 단 한 석의 의석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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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