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인 정릉동 정릉골구역 재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서울 도심에 흔치 않은 타운하우스(조감도)로 탈바꿈한다.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지 17년 만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정릉골구역조합이 지난달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정릉3동 757 일대 203만㎡에 최고 5층 규모로 1400가구의 새집을 짓는 사업이다.
이곳에는 1960년대 외지인이 모여 무허가 판자촌을 이루고 거주했다. 소설 《토지》를 쓴 소설가 박경리가 생전 거주하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달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2003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다. 2012년 정비구역 지정과 2017년 조합 설립을 마쳤다.
북한산 자락 자연경관지구에 포함돼 용적률(96.73%)에 제한을 받는다. 조합은 이 때문에 아파트 대신 타운하우스 단지를 계획했다. 천재진 정릉골구역 조합장은 “경관지구인 데다 수림대가 많아 개발을 섬세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도심 속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는 서울 시내 유일무이한 고급 주거지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릉골구역조합은 올해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아 내년 초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이 가속하면서 매수 문의도 늘고 있다. 정릉동 H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 소위원회를 통과한 이후부터 문의가 늘기 시작해 대형 면적대를 제외하면 물건이 거의 없는 편”이라며 “매수자 대부분은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중장년층”이라고 말했다.
전형진/최다은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