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日 텃밭' 베트남서 도요타 첫 추월

입력 2020-04-15 10:37
수정 2020-04-16 03:54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1~3월) 베트남에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현대차가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차의 텃밭’으로 불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분기 판매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15일 베트남자동차산업협회(VAMA)에 따르면 현대차 베트남 합작사인 현대탄콩은 지난 1분기 1만5362대를 판매해 도요타(1만3748대)를 앞섰다. 현대차의 1분기 베트남 판매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했다. 3월만 놓고 보면 전달보다 17% 많은 5086대를 판매하는 등 실적이 회복되는 추세다. 도요타의 1분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했다.

현대차의 베트남 판매를 주도한 모델은 소형차 엑센트(사진)와 그랜드i10이다. 엑센트는 1분기에만 4440대가 팔렸다. 현대차 전체 베트남 판매량의 28.9%에 달한다. 3월 판매량도 전달보다 33%가량 늘었다. 그랜드i10이 엑센트에 이어 1분기 판매실적 3860대를 기록했다.

베트남에선 경제 성장과 함께 소득이 늘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판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싼타페는 1분기 1855대가 판매됐고 투싼과 코나도 각각 1817대와 1486대의 판매량을 올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6만7938대를 판매해 도요타 7만9289대에 이어 2위였다. 동남아는 일본 차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도요타와 혼다, 미쓰비시 등 일본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주도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1월 베트남 시장 공략 확대를 위해 현지 탄콩그룹과 세운 반제품조립(CKD)공장 생산 규모를 6만 대에서 10만 대로 증설하기로 했다. 판매 합작법인도 설립해 브랜드 파워 강화를 추진 중이다. 같은 해 11월엔 인도네시아 델타마스 공단에 연산 25만 대 규모의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는 등 동남아 최초의 완성차공장 건설에도 나섰다.

업계에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가 올해 480만 대까지 확대돼 세계 6위권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