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전 감염병보다 더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새로 확인된 바이러스여서 치료제와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치료제 개발 속도는 더딘데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는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 원인으로 보이는데, 이는 향후 전 세계에 매우 큰 재난사태를 야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도 2차 감염파동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1차 감염 파동 시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당분간 더 철저한 검역을 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최종 숙주는 사람이다. 사람 간 감염이 확인된 이상 이를 차단하지 않으면 감염병의 확산은 막을 방도가 없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우리나라는 그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많은 의료진의 노력 덕에 가까스로 현재 의료시스템하에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 대규모 환자가 추가로 발생한다면 현재의 의료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막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새로운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의료기관을 위한 개인의료보호장구 및 소독제 등의 비품 지원, 음압병상 및 인공호흡기, 산소공급기 같은 장비·시설 투자 그리고 경영관리 및 재무지원 등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최신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장비를 대규모로 도입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런 장비를 각 지역에 배치하고 중앙응급센터 서버시스템에서 모든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발생 지역의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계속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어느 지역의 감염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방역망을 재조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도시의 연결고리는 교통망이다. 교통망의 접점인 공항, 부두, 기차역, 고속버스터미널 등 다중이용 교통시설을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3단계 조치가 긴요하다. 1단계는 공항, 항구 등의 외국인 출입 검역조치다. 공항, 항구 등의 검역이 무용지물이 되면 심각한 사회 불안이 야기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2단계는 고속도로, 외곽도로 주변 광활지에 음압격리병동을 갖춘 이동식 응급병원을 설치하는 일로, 지역사회 대규모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때는 군 병력과 장비를 동원, 빠르게 질서를 유지하고 환자를 신속히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3단계는 감염에 의해 도시오염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도시 외곽지역에 안전가옥 및 안전지대를 설치해 노약자, 임산부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라 질병이 없는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때는 경찰과 행정력을 동원해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공포하고 시행해야 한다.
이런 대응전략에 따라 늦어도 5월 안에 이동식 재난응급병원을 설치하고 인공호흡기·산소공급설비 같은 의료시설도 갖춰 놓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100병상급 이동식 재난응급병원을 전국 100여 개 거점지역에 설치하고, 이들 재난응급병원은 50여 대 이상의 구급차와 헬기 착륙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어떤 감염병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역체계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