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이 60%를 웃돌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에 힘을 실어 주자는 쪽과 코로나19 사태에 가려진 지난 3년간의 실정을 평가하자는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992년 14대 총선 이후7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최종 투표율이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60%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표율은 17대 총선에서 60.6%를 기록한 뒤 2008년 18대 때는 46.1%로 뚝 떨어졌다. 18대 총선은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선거였다. 여당은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으로 나뉘었고 당시 야당이던 민주통합당은 공천 물갈이 실패와 막말 파문을 일으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졌다. 19대, 20대 총선 투표율은 각각 54.2%, 58.0%로 올라갔지만 60%를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낮은 투표율을 보일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사전투표율에서 26.7%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아래로 줄어들면서 불안감이 사그라들었고, 이번 선거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간 양자 구도로 치러지면서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높은 사전투표율에 힘입어 최종 투표율이 70% 이상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9%로 지난 총선 때보다 12.4%포인트 높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갤럽 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을 포함해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가 94%에 달했는데 이건 건국 이래 최대 수치”라며 “사전 투표율을 반영하면 70% 안팎의 투표율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높은 투표율이 자신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지지층에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은 것은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사전투표에서 여당 지지세가 강한 전남·북, 광주 등의 투표율이 높은 것을 본 보수 유권자들이 선거 당일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전투표에서 전남은 투표율 35.8%로 가장 높았고 전북(34.7%) 세종(32.4%) 광주(32.2%)가 뒤를 이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