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까지 확장된 선거 유세…막판까지 막말로 얼룩

입력 2020-04-14 17:20
수정 2020-04-15 01:08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이어진 13일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정치권에서는 각종 ‘막말’이 쏟아졌다. 여야 지도부는 막말 논란이 막판 선거 판세를 출렁이게 할 수 있어 긴급 단속에 나섰지만 14일도 여권 핵심 인사의 입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비하 발언이 나왔다.

이종걸 더불어시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동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당에 투표하면 중도가 아니라 ‘꼴보수’(꼴통 보수)가 강화된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 단원을에 출마한 김남국 민주당 후보는 전날 경쟁자인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의 폭로로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박 후보는 “김 후보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성 비하 발언에 맞장구치는 등 여성의 몸에 관한 품평에 참여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김 후보의 여성비하 논란에 대해 “그리 심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당에서 무슨 조치를 취할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은 후보 캠프의 SNS 단체 대화방에서 “2번을 찍으려는 부모님은 투표를 안 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논란에 휩싸인 김한규 서울 강남병 후보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조치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통합당은 막말 논란을 빚은 후보들을 차례로 제명하며 막판 입단속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전날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세월호 천막 문란 행위’ 발언으로 제명한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는 이날 법원에서 효력정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서 통합당 후보 지위를 되찾았다. 법원은 “제명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3040 비하 발언’ 등으로 제명된 김대호 전 서울 관악갑 후보가 낸 가처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함에 따라 대면 선거운동에 제약이 생긴 후보들이 유튜브 등 방송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황 대표를 비롯한 후보 대다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 위원장은 2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뒤 9만여 명의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황 대표가 1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은 6만여 명이 구독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후보들이 주목을 끌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인 말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