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온천여관이 온천수를 집으로 배달하는 ‘온천택배’(사진)를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여행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고육책이다.
13일 요미우리신문은 아오모리현 히라가와시 온천여관 후쿠야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를 타개하기 위해 이달부터 온천수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온천시설을 찾는 이용자가 크게 줄자 아예 온천수를 소비자에게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1회 분인 300L당 요금은 2000엔(약 2만2000원). 배달 지역은 히라가와시와 인접한 구로이시시등 3개 시와 군이다. 트럭으로 온천수를 운반하더라도 온천 온도인 51도를 유지할 수 있는 지역이다. 후쿠야에 온천수를 주문한 미하시 겐이키 씨는 “수돗물보다 온천수가 훨씬 몸에 좋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후쿠야가 온천택배에 나선 건 경영난 때문이다. 연회장과 레스토랑까지 갖춘 후쿠야는 연간 20만 명의 이용자로 붐비던 온천여관.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연회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지난 3월 매출이 평년의 절반인 1200만엔(약 1억3200만원)으로 줄었다.
매출 감소뿐 아니라 파트타임 직원 근무 시간을 10% 줄여야 하는 상황이 후쿠야 경영진으로서는 고민이었다. 때마침 한 젊은 직원이 종업원을 활용해 온천수를 소비자에게 직접 배달하는 온천택배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온천수 택배 비즈니스가 등장한 현실을 반영하듯 일본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지난 12일 8000명을 넘었다. 지난 닷새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593명으로, 30.6명인 한국의 20배에 달했다. 현 추세라면 조만간 한국의 감염자 수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