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가격이 11주 연속 떨어졌다. L당 1100원대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당분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산유국의 원유 감산 합의로 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하긴 했지만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357.3원으로 전주보다 34.3원 하락했다. 1월 다섯째주에 하락세로 돌아선 뒤 계속 떨어졌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높은 서울은 평균 휘발유 가격이 L당 1448.0원이었다. 전국 최저가인 대구는 L당 1298.9원이었다.
국제 유가는 지난주 소폭 상승했다. 감산 소식이 전해지며 13일 선물거래소에서 3~5% 추가로 올랐다. 감산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감산 합의만으로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휘발유 가격 하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국제 유가가 떨어졌다”며 “국내 휘발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 휘발유 가격이 최근까지 하락세였기 때문에 국내 기름값은 이달까지 내림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유가가 올 들어 60% 이상 하락했는데 국내 휘발유 가격의 하락폭은 작다는 불만도 나온다. 같은 기간 국내 휘발유 가격은 12.7% 내렸다. 하락폭이 작은 건 유류세 때문이다. 국내 기름값에서 주행세 관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는 국제 유가가 급변할 때 완충 작용을 한다”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상승폭을 줄여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