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내수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에서 팔린 자동차는 301만4399대로, 전년 동기보다 40.8%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2월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8.7% 줄었다. 전국적인 이동 제한 조치에다 소비심리까지 급격히 얼어붙었던 탓이다.
중국 정부는 파격적인 규제 개혁을 통해 내수 회복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말 폐지할 예정이던 친환경차 보조금 제도를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제조업체의 설립 요건을 완화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신규 업체들도 쉽게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진입 장벽 규제를 낮춰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중국 지방 정부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베이징시는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한해 자동차 번호판 10만 개를 추가 발급할 방침이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는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신규 번호판을 받은 사람만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200억위안 규모의 자동차 수요가 추가로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광저우 항저우 등 다른 대도시도 더 많은 번호판을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상하이는 친환경차 등록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리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링크&코는 올 4분기 유럽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리차는 그룹 산하 볼보자동차와 합병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현실화하면 중국 최초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이다.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BMW는 지난달 “중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코로나19 여파에도 중국 투자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상하이에 공장을 짓고, 매년 26만 대분의 전기차 부품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먹거리인 수소기술 연구개발(R&D)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상하이자동차는 지난달 5억위안 규모의 연료전지 프로젝트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상하이에 수소연료전지 기지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021년 가동하는 게 목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