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15 총선을 3일 남겨둔 12일 수도권 유세에 화력을 집중했다. 첫 합동 유세에 나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범여 180석 가능’ 발언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통합당에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은 이날 서울 서린동 청계광장에서 ‘4·15 총선 대국민 호소 집중유세’를 열었다. 두 사람이 한자리에서 유세에 나선 것은 새로운보수당과 통합당의 합당 이후 처음이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며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얻겠다고 하고 있다는데, 이런 무도한 정권을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도 “엊그제 정권 핵심 실세가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며 “민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면 앞으로 우리 국민은 정말 겪어보지 못한 문재인 독재가 시작된다”고 했다. 이어 “이 독재를 우리가 막을 수 있도록 통합당에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비례 의석을 합쳐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범진보 진영이 오는 총선에서 180석 이상을 차지할 경우 보수 야당과의 협의 없이 독자 개헌도 가능하다.
유 이사장의 발언을 놓고 야당이 ‘독재 저지’ 프레임을 들고나오자 여당 핵심 인사들은 발 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종로 유세 현장에서 “우리 민주당 바깥에 있는 사람이 때로는 더 심하게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곤 하는데 그런 일은 조심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종로 거점유세 이후에는 서울과 인천 지역 주요 격전지를 찾았다. 서울에서는 진선미(강동갑)·이해식(강동을)·조재희(송파갑)·최재성(송파을)·남인순(송파병) 후보를 지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고민정(서울 광진을)·최기상(금천)·유기홍(관악갑)·정태호(관악을) 후보를 찾았다. 임 전 실장은 고 후보 지원 유세에서 “고 후보는 긴 시간 문재인 대통령 옆에서 정책과 철학, 숨결까지 익힌 사람”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최재성 후보와 이수진(동작을) 후보 유세를 지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후보 유세에서 “이 나라의 사법 정의를 반듯하게 세우기 위해 이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전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느닷없이 180석 논란이 생겼다”며 “야당으로서는 ‘심판론’으로는 안 되니 ‘견제론’으로 전략을 약간 수정하고 싶을 텐데, 여기에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이 빌미를 줘버렸다”고 꼬집었다.
김소현/고은이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