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는 분당에 이사온지 한 달밖에 안돼 이 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지난달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현황에서 2위와 압도적 차이로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국회의원이 있다. 4·15 총선 분당갑 재선에 도전한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야기다. 그는 IT업계에서 '자수성가' 판교테크노밸리 성공 신화를 쓴 인물로 평가받는다.
인터뷰를 위해 분당 야탑역 선거사무소에서 그를 만났을 때 수천억 자산가의 모습보다는 친근하다는 인상이 먼저 다가왔다. 사담을 나눌 땐 기자의 촬영장비에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인 기종을 묻는 등 IT 전문가다운 면모도 엿보였다.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는 김 후보에게 재선에 도전한 이유와 지역 현안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 분당갑 지역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분당·판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다. 하지만 조성된지 30년이나 되다보니 여러가지 노후화 문제가 발생했다. 교통과 교육 문제가 대표적이다. 만들어진지 10여년이 된 판교는 최초 설계 당시 고려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교통이고 그 다음이 판교테크노밸리의 주말 공동화 현상이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를 다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년동안 열심히 일을 해왔기 때문에 주민들께서 재선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잘 대처한 영향도 있다고 본다. 물론 여론조사에서 조금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현재의 결과는 무의미하다. 4년 전 선거에서도 투표 당일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제가 다 지는 걸로 나왔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
▷ 분당갑은 교통 현안이 유난히 많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모이고 서울이 가까워져야 분당·판교의 가치도 올라간다. 지하철 3호선과 8호선을 연장하기 위해 서울시, 경기도, 성남시, 국토부와 협의를 마쳤고 이미 도시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판교트램은 국토부 투자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 진행을 앞둔 상황이다. 판교-서현-오포를 연결하는 지하철도 추진 중이고 신분당선 광화문 연장과 수서-광주선 여수·도촌역 신설도 지켜봐달라.
▷ 20대 총선 당선 시 이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4년 되돌아본다면.
저는 주민들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당 최고위원, 청년위원장 등으로 열심히 활동했다. 성남특례시 지정, 지하철 연장, 백현 MICE 조성도 차근차근 진행했다. 임기 내내 신경썼던 서현동 110번지와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가 문제 해결은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
▷ 김 후보는 벤처전문가다. 벤처 산업에 기여한 바에 대해 듣고 싶다.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될 때 부서명에 벤처를 포함시키자고 제가 의견을 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향후 대한민국이 벤처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또 대기업 등의 CVC(사내 벤처캐피털) 도입, 벤처확인제도 개편, 신규 벤처투자방식 적용, 구상 채무 감경 등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법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모색했다.
그 결과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 폐지, 크라우드펀딩 한도 상향, SAFE(조건부지분인수계약·투자기능을 갖춘 창업기획자에 실리콘밸리 투자방식을 도입하는 것)도입,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기능과 역할 재정립 등은 이미 제도적으로 개선이 이뤄져 현장에서 적용중이다.
▷ 1세대 1주택 보유세 해결을 위한 세제 개편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목적은 투기를 억제하고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있다. 핵심은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들에 대해 세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평생 일해서 집 한 채 마련한 분들을 위한 합리적 과세방안으로 '1주택자 보유세 완화법'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 법은 최초 부동산 매입가 기준으로 재산세를 부과하고 고령층과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와 종부세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보유·거주기간 별 실거주 목적 소유자의 양도소득세 부담도 완화하겠다.
▷ 재산이 2311억원이다. 4년째 국회의원 최고 자산가로 이름을 올렸는데 서민들과 어떻게 소통하겠는가.
이런 말씀드리면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저는 여전히 제가 서민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아버지께서 농사를 지으시다가 자녀 교육을 위해 전라북도에서 도시로 나가서 공장 노동자 생활을 하셨다. 그 시대 대부분의 아버지들께서 그렇게 하셨다. 저희 아버지도 본인께서 못먹고 못입으시면서 저를 교육 시켰다. 그런 기억들이 제 안에 있다.
제가 부모님한테 재산을 물려받아서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게 아니다. 계속 도전하면서 사업하고, 벤처에 들어가서 배우고 자수성가했기 때문에 오히려 소통을 더 잘할 수 있다. 저는 늘 초심을 이야기한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어렸을 때의 초심을 간직하는 게 중요하다. 그 초심으로 많은 서민, 중산층과 소통하고 있다.
▷ 김은혜 후보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김은혜 후보는 기자와 앵커로서 국민들께 사랑 받았었다. 저도 그 시절 그러한 사람 중 하나였지만 정치인 김은혜 후보 대해서는 평가가 어렵다. 우선 김은혜 후보께서 분당에 오신지 한 달 밖에 안되서인지 그 분이 낸 공약을 보면 분당·판교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 같다. 원래 강남병 출마 준비 하시던 분 아닌가.
▷ 상대 후보의 공약이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
공약은 재원과 실현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김은혜 후보의 공약은 단순히 표만을 위한 선심성 성격이 짙다. 일례로 분당·판교 모든 아파트 단지에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하겠다고 하더라.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이 없는 분당·판교 약 100개 단지에 이걸 만드려면 1곳당 약 45억원, 총 45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것인가.
예산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100개 단지에 국공립어린이집을 지을 만한 공간도 없을뿐더러 주민들 의견이 수렴되지도 않았다.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한 처사다. 제가 4년간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새로 설립된 국공립어린이집은 2개뿐이다. 성남시도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을 100%가 아닌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하고 있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동판교와 서판교를 잇는 경부고속도로 덮개공원 조성도 마찬가지다. 최소 1조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않은 채 무조건 하겠다며 주민을 현혹하고 있다.
▷ 김병관 후보의 분당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다는 말로 들린다.
그 누구보다 이 지역을 잘안다. 성남이 만들어진지 50년 정도 됐고 분당 30년, 판교는 10년됐다. 앞으로의 10년이 분당·판교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분당·판교를 잘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현역 국회의원, 힘있는 여당 재선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 분당갑 유권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며칠전 한경닷컴 인터뷰에서 김은혜 후보가 "국회의원을 부업으로 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더라. 국회의원이 어떤 일을 하는 지 김은혜 후보가 모르는 것 같다. 그 누구도 국회의원을 부업으로 할 수 없다. 그 정도로 국회의원이 한가하지 않다는 말이다. 정쟁만 일삼고 정치적 야심을 위해서 움직이는 분들은 부업으로 할지 모르지만, 최소한 분당·판교의 국회의원이라면 절대 한가로울 수 없다는 걸 김은혜 후보께 말씀드리고 싶다.
저는 분당에서 아이를 키웠고 판교에서 기업을 일궜다. 분당에서 십 수년 간 살면서 분당·판교 주민이라는 자부심으로 살고 있다. 4년 전 주민 여러분들의 선택을 받고 의정활동 열심히 했다. 정치인 중 몇 안되는 성공한 벤처창업가이자 실물경제전문가로서 경제문제 해법에 대한 전문성을 검증받았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국회의원과 당 지도부 등 요직을 두루 경험하며 역량도 키웠다. 분당·판교가 키운 김병관이 이제 분당·판교의 자부심을 높이고 발전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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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