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부실 펀드 속여 판 신한금융투자 전 본부장 구속 기소

입력 2020-04-10 16:31
수정 2020-04-10 16:41

피해액 1조6000억 규모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관련 피의자를 처음으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라임사태 관련 피의자가 재판에 넘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 전 본부장은 해외 펀드의 부실을 알리지 않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480억원에 달하는 펀드 상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에 신한금투 자금 50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리드로부터 1억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라임 무역펀드의 부실을 감추려고 수익이 발생하는 펀드 17개와 부실한 펀드 17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펀드 구조를 바궈 수익 펀드 17개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임 전 본부장은 지난달 25일 체포된 뒤 같은 달 27일 구속됐다. 법원은 "사안이 매우 엄중하며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전 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펀드 부실을 알고 팔았나" "리드에서 돈을 받은 게 맞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임 전 본부장은 이번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다. 검찰은 인터폴에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