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박격포병구분대의 포사격 훈련을 참관했다. 할아버지 김일성을 연상시키는 차림을 하고서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장기화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고립이 심화된 상황에서 직접 내부 결속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인민군 군단별 박격포병구분대들의 포사격훈련을 지도하셨다”고 10일 보도했다. 훈련 날짜와 장소 등은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하루 시차를 두고 보도하는 북한 매체 특성상 전날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정은은 김일성을 연상하게 하는 베이지색 헌팅캡과 흰색 상의, 겉옷 등의 차림으로 훈련장에 나타났다. 김정은은 이전에도 체제 정통성 과시나 내부 결속을 위해 김일성을 떠올리게 하는 안경이나 옷차림을 활용해왔다.
통신은 이번 훈련의 목적에 대해 “군대에 장비된 경포 중무기들의 성능 실태를 요해(파악)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우리는 계속 포병중시, 포병강화의 구호를 내들고 포병싸움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군사적 도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김정은이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21일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사격을 지도한 이후 약 3주 만이다. 북한이 가장 최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지난달 29일에는 모습을 내비치지 않아 군사 행보에 대한 수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