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31일 중국에서의 첫 발병 보고 이후 100일간 전세계 14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되고 8만여명이 사망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대응에 자화자찬해 빈축을 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사진)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내일(9일)은 WHO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의 첫 사례에 대해 보고받은 지 100일이 된다"며 WHO의 그간 대응을 20분 넘게 소개했다.
그는 올 1월5일 WHO가 회원국에 새로운 발병에 대해 공식 통보했고 10일 잠재적 사례의 발견과 검사, 의료진 보호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같은달 22일 긴급 위원회를 소집해 한 주 뒤 최고 경고 단계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또 WHO가 각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및 코로나19 대응 기금 마련,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 노력, 일일 언론 브리핑, 치료법을 위한 연구·개발 가속화 등을 해왔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WHO의 코로나19 대처가 늦은 감이 있다거나 미흡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WHO는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인접국인 한국, 일본 등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자문기구인 긴급위원회를 두 차례 열고나서야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도 12만명 이상 감염, 3000명 이상 사망한 뒤에야 나왔다.
게다가 중국의 코로나19 조처에 국제사회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는 ‘친중 발언’까지 하면서 눈총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의 코로나19 대응이 중국 중심적이었다는 언급에 대해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며 각을 세운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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