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바이오의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 암 진단 분석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김선우 딥바이오 대표(사진)는 “병리학자가 점점 줄어드는 의료 현장에서 딥바이오의 분석 기술은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딥바이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AI 기술이 적용된 체외진단용 소프트웨어(DeepDx-Prostate)를 허가받았다. 이 제품은 전립선암 조직 이미지를 AI가 스스로 학습해 전립선암 진단을 돕는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은 환자에게서 떼어낸 조직을 염색처리한 뒤 병리과 전문의가 현미경으로 분석한다.
딥바이오의 제품은 스캐너가 조직 이미지를 읽은 뒤 스스로 암 조직의 유무를 찾아낸다. 5년 이상 경력의 병리과 전문의의 판독 결과와 비교했을 때 98.5%의 민감도를 기록했다. 민감도는 질병이 있는 환자군에서 양성으로 나오는 환자 비율을 뜻한다. 김 대표는 “딥바이오 소프트웨어는 높은 일관성과 15~20초의 빠른 처리 속도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한 진단의 정확성은 현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병원이 주최한 유방암 림프절 전이 분석 대회에서 AI 프로그램은 0.65%의 오류를 기록했다. 병리학자에게 무제한 시간을 줬을 때의 오류율은 3.5%였으며, 진료 현장 수준에서는 13% 이상으로 올라갔다.
딥바이오는 전립선암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소프트웨어 허가도 준비하고 있다. 전립선암뿐만 아니라 향후 다양한 고형암으로 분석을 확대하고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약개발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절차에도 연내 착수한다.
김 대표는 KAIST 전산학과 출신이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중 현지 회사에 입사했다. 이후 네이버, KT 해외투자팀장, 자동차보안회사 공동창업자를 거쳤다. 그는 “미래 유망 투자 분야를 탐구하던 중 딥러닝 분야가 가장 유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KAIST에서 AI를 전공한 박사 여러 명과 의사, 바이오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암 진단 분야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딥바이오는 지난 3월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8년 1월 초기 단계 투자 59억원에 이은 두 번째 투자 유치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국내 주요 벤처캐피털(VC) 24개사가 선정한 ‘차세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후보로 선정되는 등 업계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상장은 2021년 또는 2022년에 추진할 계획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